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어린이들이 우리나라 역사책을 읽으려면 매우 딱딱하고, 연대순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늘어 놓아서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역사에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 보면 사람들이 살아 온 내력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책을 통하여 간접 경험을 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 보다 더 소중한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살아가면서 신기한 일들이 많이 일어 나는데, 그것은 읽는 사람에게 흥미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자라는 아이들에게 간접 경험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편집해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사람이 길고 긴,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슬기롭게 살려면, 어려운 일들을 직접 체험하기 전에 우선 책으로부터 간접경험을 하고 난 뒤, 실제 생활에서 어떤 일을 겪으면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책 속에서 읽은 슬기롭고 지혜로운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에,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어려운 일도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갈 수 있다. 어떤 유혹에도 휘둘리지 않고, 마치 태어나기 전부터 모든 일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사리에 알맞게 행동할 수 있다. 아무리 힘든 일을 만나도, 말이나 행동이 어긋나지 않고, 항상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살아 갈 수 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어려운 환경에 처하더라도, 집안을 편안하게 다스린다. 그리고 이웃사람들과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참고 견디며 용서하기 때문에 마음편하게 살아갈 수 있다. 어려운 일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아이디어가 많이 떠 오른다. 그러므로 늘 웃으며 남의 잘못을 용서하고, 이웃과도 한 집안 식구처럼 지낼 수 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아파트란 곳의 한 집에 모여 살기 때문에, 아랫집 윗집에서 나는 소리와 계단에서 만날 때의 예의 바른 행동이, 더욱 더 절실히 느껴진다. 언제나 이웃의 불편함을 생각하며 발자국 소리, 목소리, 문 여닫는 소리 같은 것도 조심하게 된다. 그리고 수십 명이 한 통(승강키)에 갇혀서 오르내리면서도, 늘 웃는 낯으로 살아갈 수 있다. 외롭게 혼자 살아도 그 아파트사람들이 모두 한 집에 사는 가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만날 때마다 마음이 즐겁고 편하다.
이웃의 험담은 감추어 주고 칭찬은 큰 소리로 말 하게 된다. 잠깐 만나는 승강키 안에서 안정된 사람들의 표정은, 하루종일 마음을 포근하게 해 주고 하루의 일과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왜냐하면 집에서 조금 언짢은 일이 있었다 해도, 그 좁은 공간 승강키 안에서 이웃과 활짝 웃는 모습으로 인사할 때의, 즐겁고 편안한 마음이 하루하루를 기분 좋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윗집이나 아랫집에서 혹시 문 여닫는 소리가 조금 들린다 해도, ‘윗집에 또는 아랫집에 인심 좋은 사람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서 오히려 외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즐겁게 살아 갈 수도 있다.
옛날 사람들이 살아 왔던 좋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성인들의 행동이 자신의 행동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늘 양보하는 마음과, 이웃을 위해 혹시 불편한 행동을 할까봐 서로가 염려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화목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 가게 된다.
더구나 요즘은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연세많은 사람들이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 연세 많은 사람을 보면 남이라는 생각보다는, 나도 언젠가 세월이 가면 저렇게 혼자 사는 노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친 할아버지나 할머니처럼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이 책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훌륭한 아파트 문화가 생기고, 동네 분위기도 모두 옛날 양반의 풍습으로 바뀌게 된다.
옛날 양반들이 사는 동네는 수백 명이 한 곳에 옹기 종기 모여 살아도, 사람이 한 명도 살지 않는 것처럼 매우 조용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방해 될까봐 너무도 많이 조심했기 때문에, 수백 명이 사는 동네였지만 마치 사람이 한 사람도 살지 않는, 동네처럼 그렇게 조용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울음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게 했으며, 심지어 나무에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같은 자연에서 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남에게 폐를 끼칠까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길거리에서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때는 청소부가 없었지만, 마을 길은 항상 어린 아이들이 길에 나가 대나무 비로 깨끗이 쓸었다. 옛날 양반의 집 아이들은 쇄소응대라 해서, 비로 쓸고 걸레로 닦는 것을 제일 먼저 배웠다. 어릴 때부터 자기 주변 청소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고 글 공부를 가르쳤다. 그래서 길에는 항상 대 빗자루로 길을 쓴 흔적이 항상 남아 있었다. 옛날 양반의 집 아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조그만 대나무 비짜루를 들고 마당부터 쓸고, 골목을 다 쓸고 나면 아침을 먹었다. 그것이 나서 자라는 순서였던 것이다. 아무리 부유한 가정이라도,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을 철저하게 가르쳤다. 그래서 아이들이 빈둥빈둥 노는 일은 절대 볼 수 없었다. 청소를 하거나 어른 심부름을 하는 일이 없으면,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어야 했다. 성인의 전기나 역사 책 같은 것을 읽었기 때문에, 자라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흘러가는 깨끗한 물만 모이는 것과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속에 쓸데 없는 욕심이 길러지거나, 악한 마음을 누가 일부러 시켜도 길러지지 않았다. 아이가 아침에 눈을 떳을 때부터 마당부터 골목길을 다 쓸게 되니, 항상 골목길은 깨끗할 수 밖에 없었다. 공부란 것은 쇄소응대(刷掃應對)부터 시작한다는 말을,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것이다. 귀한 집 아이들일수록 주변을 깨끗이 쓸고, 닦는 것부터 가르쳤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잠이 들 깼어도 대나무 비로, 마당을 비롯해 집 안밖을 깨끗이 쓸어야 했다. 그러면 찬물에 목욕한 것보다 훨씬 더 마음이 개온하고, 기분이 좋다. 아침부터 마음을 깨끗이 쓸 듯이 온 동네를 쓸고 나면, 운동을 많이 해서 땀을 흘려 마음 속도 깨끗이 씻고, 눈에 보이는 주변도 깨끗해 지니, 상쾌한 기분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옛날에는 한 집에 열 명이 넘는 그 많은 아이들이 자랐지만, 길거리에 나와 소리치며 노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다. 모두 조용조용 조심해서 다니고, 동네 한가운데서 누구야 하면서 소리쳐 부르는 아이도 거의 없었다. 마치 사람이 한 사람도 살지 않은 것처럼, 동네는 항상 조용했다. 왜냐 하면 그 때는 모두 집에서 밤낮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큰 소리로 사람을 부르는 일은 잘 없었다.
눈만 뜨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조용히 밥을 먹고 들로 나가고, 사랑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고, 베틀에서 베를 짜는 사람은 조용히 똑딱 똑딱 같은 장단에 맞춰, 북소리를 내면서 베를 짜고 했었다. 모두 자신의 일을 알아서 할 뿐, 하루종일 한 집에 모여 있어도 늘 즐거울 뿐이었다. 사람의 생활이 즐겁다는 것은, 모두 자기 분수에 맞는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서로 돕고 있었다는 증거다.
이 책의 내용이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여러 계층 사람들이 읽으면, 신기한 이야기들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일연스님이 지은 책인데, 최호 선생님께서 번역을 하셨다. 쉽고 재미있게 번역하셨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밤새는 줄 모를만큼 재미가 있다. 초등학교 2학년짜리 손자를 생각하며, 한문을 제외한 한글로 번역된 것만 모아서 책을 편집한다.
번역해 주신 최호 선생님께 거듭 감사드리고 싶다. 그리고 한국의 자라는 아이들이 이런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란다. 옛날 우리 할아버지들처럼 항상 웃음을 띠고, 이웃을 생각하며 한 집안 식구처럼, 마음편하게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2020년 3월 편집자 김우임.
* 편집자 김우임의 약력
1. 대뷔 연도: 1991년 한국시 : 친구마음 (동시),
2. 문학상 : 1. 영일문학상 (1992년 애독자 수기 : 인내의 통로) 2. 문학공간 (2002년 단편소설) - 창가에 지저귀는 새소리 추천 3. 영
남아동문학상 (2002년 동시 : 아기국화) 4. 투병문학상(2006년 애독자 수기 : 가시나무 언덕)
3. 지은책 : 동시집 : 1. 집 짓는 아저씨(1991) 2. 요술바다(1993
동화집 : 3. 수영복을 입은 연필 (1993년) 4. 월간아동문학 : 겨울에도 춥지 않은 무학산(1995)> 5. 장대비를 따라 온 돌고래
(2000) 6. 슴도치의 파란 수염(2000) 7. 가시나무 언덕(2003)>, 8. 수박이 열리는 소나무(2003) 9. 이상한 전염병 10. 날아
다니는 약초 11. 엄마의 애완견 12. 짚동속의 호두 13. 먹어도 배고픈 피융이 14, 심장이 보이는 투명담 15. 입술에 달린
자물쇠 16- 18. 사람보다 귀하니 1, 2. 3. 19. 명찰 속에서 나온 사람 20. 걸어다니는 섬 21. - 23. 밤벙어리 대통령(1, 2, 3.)
24. 내 아이 부탁한다. 25. 꺼지지 않는 불꽃 26. 마술에 걸린 가방 27. 망원경 속의 별 28. 문 좀 열어 주세요 29. 신기한 빨
대 30. 잠 못 이루는 나무 31. 아카시아 뿌리 32. 용수속의 비밀 33. 이상한 전염병 34. 말하는 소나무 35. 노인병원과 유
아원 36. 천사의 날개 37. 인간 강아지 38. 돌탑의 비밀 39. 강아지와 딸들 40. 살아 있는 정신문화 41. 창가의 새소리
42. 망원경 속의 별 43. 그물 눈동자 44. 얼음구멍 속의 요강 45. 고목 나무 껍질 46. 혜연이의 기도 47. 요술가위 48. 곰
순이 누나 49. 호야와 시랑코트 50. 할머니의 베넷 웃음 51. 가시나무 언덕 52. 신기한 사과 53. 전깃줄 속의 핏방울 54.
투명 송곳 55. 수박이 열리는 소나무 56. 콧구멍 속의 무지개 57. 상다리 속의 절벽 58. 퉁소 소리의 기적 59. 댐 속의 눈동
자 60. 대리석 속의 실타래 61. 꽃 코고무신 62. 할아버지의 울타리 63. 할아버지의 보물 64. 욕심과 날개 65. 말 벌과 하느
님 66. 삼륜마차는 굴러갔다. 67. 거꾸로 돌던 지구 68. 찾고 싶은 대마도 69. 마술에 걸린 가방 70. 빨간 냇물 71. 호야와
사랑코트 72. 천지속의 울음소리 73. 사막의 눈물 74. 삼국유사 이야기 (1)
4. 이력 : 한국 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영남아동문학회원.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 .
5. 주소 : 대구시 수성구 지산로 14길 83. 동서무학 101동 901호
6. 전화 : 010-3278-6669.
7. 전자 주소 : kimouim77@hanmail.net
8. 정가 : 10,000원